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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겐을 정죄함으로 헬레니즘과 복음의 '양립 불가'를 선언한 제2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553)

신학서적

by noruboy 2020. 8. 18.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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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 초기 그리스도교 에큐메니컬 7대 공의회
저자: 레오 도널드 데이비스
옮긴이: 이기영
출판사: 대한기독교서회

해당 공의회에서는 오리게네스를 따르는 자들에게 15개 조의 저주문을 선포하고 오리게네스를 정죄했다. 이것은 크게 두 가지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나는 이러한 저주문이 어떻게 해서 이 공의회와 연관이 되었는지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 견해가 다르다는 점이다. 일부 학자들은 저주문의 문항들이 공의회가 공식으로 개화되기 전에 황제로부터 이미 제기된 것들을 주교들이 그저 동의한 것뿐이라고 본다.

이와는 달리 일부 조항들은 공식 회의석상에서 논란을 벌인 끝에 합의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어느 경우 든 조항이 공의회와 계속해서 연결되어 있었던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두 번째 문제는 공의회가 정죄한 교리들이 실제로 오리게네스의 것이었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점이다.

정죄 당한
교리 가운데 우주론, 인간론, 종말론은 오리게네스의 『제1원리에 관하여』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그리스도론을 다루는 교리 항목은 지난날 나지 안 주스의 그레고리우스의 부제이자 생의 후반을 이집트 사막에서 수도사로 보낸 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의 작품으로 본다.

그는 오리게네스의 사상에 심취해 있었다. 실제로 수도사들 중 일부는 플라톤 식으로 영성을 이해하여 금욕주의와 기도생활을 통하여 물질적 몸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려고 했다. 그들은 오리게네스와 에바그리우스의 가르침을 열렬히 따랐다.

헬라 사상에 영향을 받은 오리게네스는 선하신 하나님은 자신의 선하심을 구현할 대상이 늘 필요했기에 영원으로부터 서로 동등한 영적-지적 존재들을 창조하셨다고 가르쳤다. 그런데 이 존재들이 스스로의 자유의지 행사에 따라 여러 다양한 층의 사물로 변질돼버렸다.

본래 완전했던 영적 존재가 타락하여 천사나 악마 혹은 인간, 심지어 천상의 몸으로 타락했다는 것이다. 저주문2-5조가 바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오리게네스의 우주론은 필연적으로 인간 영혼의 선재설을 주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비록 영혼은 원형에서 일탈하였지만 영원 전부터 존재했기에 선한 성품을 지니는 한,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회기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저주문
1조와 제15조는 바로 이러한 점을 지적한다. 사탄을 포함하여 모든 타락한 존재는 자신의 타락한 상태에서 벗어나 본래의 완전한 모습을 탈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리게네스는 이 세상이 마지막이 되면 타락한 존재가 전혀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저주문 제12조와 제11조가 이점을 지목하고 있다.

이러한 저주문의 효과에 대해 메이엔 도르프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5차 에큐메니컬 공의회가 오리게네스 사상을 정죄한 것은 나중에 비잔틴 세계가 나름의 사유와 영성을 발전시키는 데 엄청난 중요성을 지닌다. 오리게네스와 에바그리우스를 지정하여 발표한 저주문은 전세대에 걸쳐 뚜렷한 흔적을 남겨 놓았으며, 특히 수도사들 중에 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사람들을 향한 본보기 정죄였다.

그러므로 이후의 상당수 비잔틴 저술가들이 오리게네스를 정죄한 결정을 553년에 개최된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의 가장 의미 있는 공헌이라고 치부한다고 해서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다시 말해 비잔틴 세계가 관계되는 한, 이것은 가장 본질의 문제를 다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헬레니즘과 복음의 내적 양립 불가를 확인시켜 주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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