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고린도전서 14장 사본 구절들의 진위성을 의심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

신학서적

by noruboy 2020. 7. 3. 00:27

본문


저자: 웨인그루뎀
저서: 복음주의 페미니즘(Evangelical Feminism)
역자: 조계광

고린도전서 14장 사본의 진위성에 의문을 품은 고든피

터무니없는 궤변으로 성경의 권위를 부인하려는 학문적인 시도는 고든 피(Gordon Fee)의 주장에서도 발견된다. 그는 고린도전서 1434, 35절을 성경의 일부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그 구절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아무런 구속력도 지니지 않는다”고 말했다.[1](Fee)는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리젠트 칼리지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크게 존경받는 신약학자이며 『새 국제역』 (NIV) 성경 번역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또한 그는 현재 어드만스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새 국제 신약 성경 주석』을 주관하는 편집장이다. 피는 많은 찬사를 받는 자신의 고린도전서 주석에서 고린도전서 1434, 35절이 바울이 직접 기록한 것이 아니라 후대의 필사자에 의해 첨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구절을 거부할 수 있는 이유는 매우 강력하다. 이 구절의 의미에 관해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이 구절은 삽입된 것으로 보는 것이 최선일 듯싶다…..이 구절은 아마도 처음에 누군가가 디모데전서 29-15절에 비추어 바울의 가르침에 좀 더 제한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 난외주에 덧붙인 주석으로 생각해야 한다.

(Fee)가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 주된 이유는 (1) 후대의 사본들 가운데 일부가 이 구절의 위치를 옮겨 40절 뒤에 두었고, (2) 이 구절이 고린도전서 115(바울이 여자가 예언하는 것을 인정한 내용)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신약학자들은 피의 주장을 강하게 논박했다.[2]

이런 피의 입장이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피의 글을 읽는 사람은 그의 논증이 고대의 여러 사본을 주의 깊게 분석한 결과에 근거한 본문 비평적인 결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의 견해는 두 가지 점에서 이 구절의 권위를 훼손한다 (나는 피의 의도에 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단지 그가 적용한 방법과 마지막에 도달한 결론에 관해 말할 뿐이다).

첫째, 오늘날에 존재하는 고대의 신약 성경 사본은 수천 개에 달한다. 그런데 그중에서 이 구절이 기록되지 않은 사본은 단 하나도 없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이 구절은 피가 원래 없던 구절이 본문에 삽입된 두 가지 사례로 언급한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53절 하반부와 4, 요한일서 57). 가장 오래되고 가장 신빙성 있는 사본들에는 그 두 구절이 나타나지 않지만 고린도전서 1434, 35절은 모든 사본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피의 방법은 헬라어 신약 성경 편집자들이 전통적으로 적용해 온 본문 비평의 방법과는 크게 다르다. 결국 그는 모든 사본에 포함된 구절을 신약 성경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하는 셈이다.

둘째, 내가 이것을 단지 본문 비평에 근거한 결론이 아닌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이유는 피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요인들이 대부분 고대 사본들에서 비롯한 증거가 아니라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고전 14: 34)라는 구절이 고린도전서 11장의 내용과 양립할 수 없다는 피 자신의 생각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 이것은 본문 비평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구절의 내용에 대한 피의 개인적인 반감의 발로라고 생각된다.

피는 이 구절은 여자가 교회에서 기도하고, 예언하는 것을 전혀 문제 삼지 않은 고린도전서 112-16절과 분명하게 모순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회 역사에 등장했던 거의 모든 해석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고린도전서 15절과 1434, 35절을 조화시켰다. 따라서 이 구절을 조화시키기가 불가능하다는 피의 입장은 잘못되었다. 그의 논증은 고린도전서 1434, 35절의 진정성을 부인하기 위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성경의 권위와 일관성을 높이 존중했던 해석자들은 어떤 구절이 다른 구절과 명백하게 모순되는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 어려운 구절을 성경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결론짓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인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어려운 본문들을 대했고, 두 본문을 모순으로 여기지 않고 공정히 다뤄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피는 자신의 책 703-705쪽에서 해석자들이 고린도전서 1434, 35절과 고린도전서 115절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방식을 열거하고 나서 그것들을 모두 거부했다).

그런 구절들은 성경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에게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라는 피의 주장을 가볍게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성경에서 어려운 구절을 발견했을 때는 다른 구절들과 모순되지 않는 방식으로 그 구절을 이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피는 그것을 성경에서 배제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그런 주장은 매우 위험한 전례를 남긴다.  

나는 피의 주장을 평등주의를 지지하는 많은 글에서 발견되는 또 하나의 사례(즉 성경의 권위에 복종하라는 요구를 무시하기 위해 학술적으로 그럴듯한 궤변을 일삼는 것)로 간주하지 않을 수 없다.

 


[1] Gordon D. Fee, The First Epistle to the Corinthians, New International Commentary on the New Testament (Grand Rapids, Mich.: Eerdmans, 1987), 708.

[2] 다음 자료를 참조하라. Anthony C. Thiselton, The First Epistle to the Corintians: A Commentary on the Greek Text, New International Greek Testament Commentary (Grand Rapids, Mich.: Eerdmans, 2000), 1148-1150. 특히 니컴이 쓴 논문을 참조하라. C. Niccum, “The Voice of the Manuscripts on the Silence of Women: The External Evidence for 1 Cor 14: 34-35,” New Testament Studies 43 (1997): 242-255. 티슬턴은 니컴의 논문을 매우 큰 설득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1149쪽 각주 342).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