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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고전] 대바실리우스 "내 곳간들을 헐어 내리라, 부자에 관한 강해"

신학서적

by noruboy 2020. 3. 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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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가볍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설교집이었다

 

바실리우스의 책을 읽으면서 분도 출판사라는 곳이 참 귀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지만 만약 신교가 구교를 완벽하게 압살했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었을까? 아마 카톨릭과 성당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카톨릭에서 파생된 다양한 문화/출판 활동들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신교가 구교를 완벽하게 제압했다면, 우리는 지금 이렇게 교부들의 책을 번역해서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교부들이 가진 신학과 논리 체계들이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것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교부들의 책들을 읽으면 참 놀라운 면들이 많이 있다. 특히 바실리우스의 작품도 그러하다.

바실리우스는 동방 기독교의 3대 교부 중 한 명에 손꼽힐 정도로 특별한 인물이다. 보통 사람이 한 곳에서 탁월하면 다른 부분에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신학/구제/설교/사역//영성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살다 주님 곁으로 간 인재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바실리우스의 삶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관련 정보를 찾았는데, 이 사람이 정치적으로도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더욱 놀랐다. 그는 학자였지만 약하지 않았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또한 동시에 지혜롭지 못한 외골수는 절대 아니었다. 부자들을 향한 그의 메시지에서 그의 이런 모습들이 강하게 드러난다.

폭식가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려는 열정보다는 방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 죽을 운명을 지닌 이여, 그대의 은인이신 그분을 알아보십시오. 그대 자신이 누구인지, 그대에게 어떤 재산이 맡겨졌는지, 누구한테서 그 재산을 받았는지, 왜 그대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받았는지 그 이유를 그대 스스로 생각해 보십시오.”

 

어떻게 이런 원초적이고 강한 메시지를 설교에 담아낼 수 있을까? 이런 설교를 할 수 있던 담대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의 오랜 수도 생활 덕분일까? 아니면 그의 금욕적인 생활 패턴이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오랜 금식과 절제가 원인일까? 더 놀라운 부분은 그가 아리우스 이단의 사상에 복종할 것으로 회유해온 총독의 권유에 당당히 대답했던 부분이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몰수당할 재산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추방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도 제 집이 아닙니다. 귀하께서 저를 추방하시는 그곳이 바로 제 집이 될 것입니다……..죽음은 저에게 은인입니다. 죽음은 저를 하나님께 더 빨리 데리고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비굴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을 초월한 경지에 이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수업을 통해 분도 출판사의 좋은 번역서를 읽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 사람의 메시지를 지금 이 시대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다. 저런 메시지를 전하려면 나도 저런 삶을 살아야 하는데, 나는 도저히 저렇게까지 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령 저런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과연 어떤 교회의 성도들이 저런 메시지에 복종하는 모습을 보일까? 오히려 저렇게 반감을 가지고 강하게 외치는 것보다 설득하고 권유하는 자세가 더 효용성이 있지 않을까? 그것이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타협하는 방식의 설교가 현장에서는 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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