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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천당 신앙 (허호익, 대전신대 교수)

신학서적

by noruboy 2020. 5. 2.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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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그리스도론
서명: 그리스도론(Christology)
발제자: 허호익 (대전신학대학교)

간단하고 명료한 복음 선포로 많은 사람을 전도한 최권능 목사 (출처: 성결출판사)


I.
머리말
한국 교회는 초기부터 예수 믿고 천당간다”, “예수 믿고 복 받는다”, “예수 믿고 병 고친다는 신앙이 대중화되었다.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을 지배해 내세 신앙,기복신앙, 치병신앙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한국 땅에 뿌리내리는 유리한 통로가 되었지만, 반면에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하였다. 아울러 유교적인 부자유친의 효 사상의 영향으로 효자 그리스도론도 한국 교회의 독특한 그리스도론의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다.

II.
예수천당 그리스도론
천당이라는 용어 자체는 성서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교 전래 이래로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타 종교인 심지어 최근의 저명한 종교학자들까지도 여전히 그리스도교를 예수 믿고 천당 가는 종교로 오해하고 있다.

1.
한국 천주교의 천당 신앙
일찍이 롬바르드(Petrus Lombardus, 1095?-1160)가 저술한 명제집 4권에는 7성사와 사말(죽음, 심판, 천당, 지옥)을 다루고 있다. 트렌트 공의회(1545-63)는 천당, 연옥, 지옥을 교리화하였고, 이에 근거하여 천당 지옥설을 가르친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와 줄리우스 엘레니의(1582-1649) 직방외기는 1779년 이래 이벽(1754-1785)이 주도한 천진암 강학회를 통해 한국 천주교인들의 신앙의 지침서로 소개되었다.

그리고 초기 카톨릭교회의 최고의 교리서인 장약종의 주교요지(1801)[1]와 최고의 변증서인 정하상의 『상재상서』 (1839)[2]에도 천당과 지옥에 대한 가르침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한편 1850년대에 전후하여 교리서나 윤리서, 신심서 등이 많이 번역되거나 저작되었는데, 특기할 만한 것이 천주 가사이다. 성직자도 없던 박해시절에 신앙을 전하고 지키기 위한 대중적인 가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천주가사는 일명 “천당노래, 천당강론”으로 불리는데 천당을 노래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박해 기간 동안 천주교의 천당 신앙이 자연스럽게 토착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서 지금도 천주교인들은 살아서는 성당, 죽어서는 천당이란 말을 쓰곤 한다.

2. 한국 개신교의 예수 천당 신앙
초기 한국 그리스도교회도 천주교의 천당 가사와 비슷한 천당 찬송을 수용하였다. 언더우드(H. G. Underwood)가 한국 최초로 간행한 『찬양가 (1894) 117편 중 제목에 천당이 들어 있는 노래는 “뗜당 가치 잇기” (104)뿐이지만 한국인이 창작한 7편 중 61장에는 천당을 노래한 가사가 들어 있다. 그리고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찬송가 가사 중 천당에 관한 가사로 요단강 건너에 천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그리스도교의 천당 신앙의 맹장은 누가 뭐래도 최권능 목사(1869-1944)인데 본명은 봉석이다.[3] 최봉석은 16살 때 평양감사 민병석의 비서가 되었고 후에 평양 감사 아래 감찰의 직을 맡게 되었으나, 국고금 3만 량을 횡령했다는 죄로 반년 동안 투옥되었다가 평북 삭주로 유배되었다. 울분 속에서 술에 취해 세월을 보내고 있을 때 백유계라는 유명한 한의사의 전도를 받아 복음서를 읽고 마음에 감동을 받아서 예수를 믿고 삭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190233살 때였다. 다음 해에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불에 맞아 죽는 꿈을 꾼 이후 불 같은 전도의 열심이 일어나고 예수 천당이라고 소리를 지른 다음 예수 믿고 천당 가라고 전도하기 시작하였다.

 

1905년에는 삭주 교회의 집사가 되었고 후에는 영수가 되었으며, 1907년 평양신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예수를 믿으면 천당 가고 믿지 않으면 지옥 갑니다는 슬로건을 축약하여 예수 천당, 불신지옥을 일평생 외치며 전도하였다.[4] 1912년 45세에 목사가 된 후 압록강 지역과 만주 지역을 다니며 예수 천당의 복음을 전하며 많은 사람을 예수 믿게 했고 여러 교회를 세웠으며, 신사참배를 반대하여 투옥 중에도 예수 천당을 전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전통을 이어받아 지금도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의 전도자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 정약종, 『주교요지』 (서울: 성학석두루가서원, 1997) 46-49. 31장과 32장에서 천주께서 천당 지옥을 두사 세상 사람을 시험하여 갚으신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한다.

[2] 정하상, 『상재상서』 (서울: 성확석두루가서원, 1997), 29.

[3] 김충남 외, 『예수 천당-최권능 목사 생애』 (서울: 백합출판사, 1971); 장하림(1994), 『예수 천당』 (서울: 두란노, 1944).

[4] 김충남 외, 『예수 천당-최권능 목사 생애』,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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